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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홈

by Cplus.Linguist-유진 2021. 6. 22.

라스트홈퇴거에 관한 영화입니다. 자기 집에서 쫓겨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조금도 미리 알고 싶지 않으신 분들은 여기서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이 글에서는 퇴거에 관한 설명과 영화 초반부 내용이 겹칩니다. 저는 스포일링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요.

 

원제는 99HOMES 입니다 .  라민 브흐라니 극본 ,  감독 .

장소는 플로리다, 시간은 2010. 월스트리트가 부동산 부실채권으로 세계경제에 공황을 일으킨지 2년 후, 대침체의 한복판이죠. 2008 금융위기를 서브프라임 사태라고도 말하지요. 이자율이 비싼 저신용 그룹에게도 무리하게 부동산 대출을 하다가 경제가 폭삭 주저앉았습니다.

 

서민의 영혼은 2년전에 한번 박살났습니다. 은행이 망하고 부동산 가치가 폭락하면서 하루 아침에 집을 잃은 사람들이 수백만입니다. 일자리가 사라지고 은행연체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서서히 집을 잃은 사람도 있습니다. 영화는 서서히 무너져가다가 쓰러지기 일보 직전의 가정을 다룹니다. 빨리 잃으나 천천히 잃으나 집을 잃었다는 것은 지옥이 펼쳐졌다는 뜻이지요.

 

은행은 집을 살 때 그 집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줍니다. 그래서 부동산담보대출이지요. 미국에서는 이미 한번 담보 잡힌 집을 재담보 설정해서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모기지가 남아 있어도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면 가치를 산정해 소액을 대출해줍니다. 2차 모기지라고 하죠.

 

미국 사람들은 2차 모기지를 활용했습니다. 신용카드보다 이자율이 쌌고 목돈을 쉽게 얻을 수 있었서 비상금으로 썼습니다. 갭투자의 종자돈, 학비, 병원비, 생활비 등 자금을 융통할 때 요긴하게 썼어요.

 

얼마를 빌렸든 잘 갚으면 됩니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들이닥치면 채무자는 연체를 하기 마련입니다. 이자를 3개월 동안 납부하지 않으면 은행은 담보, 주택을 가져갑니다. 혹은 집의 공시지가가 대출금 보다 낮아지면 일시상환을 요구합니다. 일시상환이 불가능하면 집을 뺏깁니다.

 

채무자가 은행의 요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은행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부동산 전문 회사나 저당권협회 등에 팔아버립니다. 명의가 넘어가면 집주인은 퇴거 통보를 받게 됩니다. 은행은 아주 친절하게도 미리 퇴거하면 1000불에서 3000불 사이의 현금을 지급합니다. 내 집에서 빨리나가서 이득을 보겠다는 선 듯 선택하기 어렵죠. 그래서 퇴거의 그날을 대부분 맞이 한답니다.

 

퇴거 역시 보이지 않는 손의 기적 중 하나입니다. 한 가정을 집에서 쫓아내기 위해 판사, 변호사, 은행직원, 퇴거용역 그리고 보안관까지 시장과 정부가 촘촘하고 일사분란하게 협력합니다.

 

미국은 아웃소싱 메이져리그입니다. 은행과 저당권협회는 퇴거에 관한 실무를 직접하지 않습니다. 외주를 줍니다. 현장에서 퇴거를 통보하고 종용하고 협상하고 집행하는 브로커가 실재합니다. 부동산 브로커는 빈집을 관리하고 수리해서 상품화 시키면서 수수료와 마진으로 돈을 법니다. 망하는 사람이 많으면 돈을 더 많이 버는 돈의 사신들입니다.

 

 

 주인공 릭 카버는 부동산 브로커입니다. 그는 본인이 직접 투자하기도 하는데 목표는 집 1000채를 소유하는 것. 야망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발목에 권총을 꽂아 넣습니다. 집을 잃은 가장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지요. 미국인 가정마다 총이 있어요. 유사시를 대비해 준비해야지요. 죽으면 집 1000채가 무슨 소용이에요.

 

또 다른 주인공 데니스 내쉬는 건설기술자입니다. 엄마와 아들을 부양하죠. 배관, 전기, 미장 모두 가능한 만능 기술자입니다. 그가 얼마나 출중한 능력을 가졌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건설경기가 사라졌으니 실업상태입니다. 그나마 얻은 일감도 고용주가 파산하면서 2주치 주급을 날립니다.

 

그에게는 빚이 있습니다. 내쉬는 17만달러짜리 집을 담보로 35천불을 빌렸습니다만 불황의 여파로 연체 중입니다. 은행은 공시가가 대출액 보다 낮다는 이유로 담보를 처분하려고 합니다. 은행의 일방적인 주장에 변호사도 없이 판사에게 직접 항변하지만 역부족입니다. 서류로 퇴거 통보는 이미 받았고 법정에서 판사에게 직접 퇴거명령을 한 번 더 들어야 했습니다.

 

매쉬 집에 릭 카버가 찾아옵니다. 이 영화의 초반 20분은 초현실적 장면과 대사로 가득차 있습니다. 특수한 카메라 기법이나 세트 CG는 없어요. 오직 언어로 초현실적인 상황을 만듭니다. 판타지 메이거는 다름아닌 보완관입니다.

 

지금 불법으로 무단침입 하셨습니다. 귀중품 챙겨서 2분안에 집에서 나오세요. 퇴거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감옥갑니다. 당신 집이 아니에요. 2분도 호의를 주는 거에요. 무단침입입니다. 듣기 괴롭겠지만 사실입니다. 살림은 전부 마당에 꺼내드릴게요.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공권력이 브로커의 지시를 받으면서 집주인과 가족들을 협박하고 용역은 재빠르게 살림을 마당에 옮겨놓습니다. 브러커는 24시간 동안 처리하지 않으면 폐기될 것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이 난리를 스쿨버스에서 내린 아들이 봅니다. 혼란이 어수선해질 무렵 세 사람은 자동차에 필수품만 챙겨서 도망치듯 동네를 떠납니다.

 

내쉬 가족은 어디로 갈까요? 현실에선 퇴거가족들은 트레일러 지역으로 가기도 하고요. 다른 주에 사는 친척집으로 더부살이를 청하러 떠납니다. 영화에선 퇴거당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사는 모텔촌으로 갑니다. 모텔촌은 미국이 다민족국가임을 확인시켜주는 곳입니다. 이 곳에는 2년차 퇴거 선배들이 살고 있습니다. 2년 전에 잠깐 살고 집을 되찾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눌러 앉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내쉬네도 발버둥 치다 눌러 앉게 될까요?

 

내쉬는 값비싼 건설장비가 없어진 것을 알고 릭 카버의 사무실에 따지러 갔다가 즉석해서 하루짜리 일감을 받습니다. 데니스 내쉬는 카버가 얼마나 돈을 쉽게 버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충격받습니다. 릭 카버는 그의 능숙한 일처리에 감동합니다. 카버는 함께 일하자고 제안하고 매쉬는 고민 끝에 승낙합니다. 이제 내쉬가 직접 퇴거 통보를 해야 합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위치가 순식간에 바뀌었군요.

수영장이 딸린 집이 결의의 장소입니다.

 2021년 사회복지계가 주도하는 주거 복지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요. 우리는 아직 부동산으로 시작하는 경제위기는 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이런 날이 올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이 날이 오면 여러분은 어떤 복지사업으로 퇴거민을 도우실 건가요?

 

그런데요. 대공황급 난리가 나지 않아도 이미 대한민국은 주거난은 상존합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비용의 급격한 인상으로 퇴거나 다름없는 난리를 겪는 계층이 존재합니다. 21세기 한국형 퇴거민들을 여러분들은 어떻게 찾아내고 만나고 관계맺고 도우실 건가요?

 

미국에서 벌어질 수 있는 한가지 예시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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