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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를 위한 정치경제/2008 세계금융위기

일자리가 없으면 다 꽝_2008 세계금융위기 5

by Cplus.Linguist-유진 2021. 5. 28.

194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미국은 중간계층의 노동자에겐 천국이었습니다. 특히 제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에게 아메리칸 드림은 진짜였어요. 은행에서 돈을 빌려 내 집을 마련하고 은퇴할 때 즈음 빚 없는 집에서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었죠. 사후에는 자식들에게 물려 줄 수도 있고요. 정말 좋은 시절이었습니다.

 

미국은 2차대전에도 본토에 타격을 입지 않았습니다. 산업국 중 유일하게 온전한 산업과 기축통화를 가진 미국은 서유럽과 아시아의 전후복구를 주도하며 수혜를 얻었습니다. 번영은 자본가 단독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번영의 시대에 수준 높은 노동자 조직이 필요했던 경영주는 노동조합과 동맹을 맺어 우수인력을 조달합니다. 노동자들은 임금상승과 복지혜택 그리고 노조를 통한 사측과 소통이라는 이점을 누리며 성과를 냈죠.

 

이 시절 일자리는 정규직을 의미했습니다. 외벌이로도 가정경제를 안전하고 풍족하게 꾸려나갈 수 있는 시대였습니다. , , 교육 모두 가질 수 있었죠. 정년퇴임이 당연한 시대였어요. 모기지 상환이 막 끝난 집에서 홀가분하게 조간신문을 보는 기쁜 은퇴는 시간문제였습니다. 3대가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모습은 거의 모든 지역뉴스에서 만날 수 있었어요.

 

지구의 경제를 이끌어가던 미국은 1970년부터 독일과 일본에 도전받았습니다. 아이러니하죠. 두 나라 모두 미국의 원조를 받아 경제성장한 나라들입니다. 그러나 시장은 냉정하죠. 오일쇼크로 인해 석유값이 천정부지로 올랐을 때 일본 소형차와 미국 대형차 중 무엇이 고객의 선택을 받았을까요?

 

미국은 고객의 마음에 속에서 만큼은 최강은 아니었어요. 지구를 지배했지만 시장을 지배하지는 못했어요. 1973년에 마지막으로 무역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무역 적자였어요. 76년이래 2010년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약 10조 달러, 1경원입니다. 미국은 타국에게 시장을 개방했고 수입품이 쏟아져 들어왔어요. 하지만 다른 나라들은 미국이 만든 물건을 사주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거의 모든 산업에서 우위를 뺏기기 시작합니다.

 

미국 기업은 생존의 위협을 느꼈습니다. 주주들의 압력은 더 거세졌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객의 마음을 다시 찾아오도록 기업을 혁신 하는 게 답이죠. 하지만 혁신은 어려운 일이었어요. R&D에 투자하고 미국 내에서만 가능한 제품을 만든 기업은 극소수였어요. 대부분은 쉬운 길을 선택했습니다. 고용모델에 손을 댑니다. 쉽게 말하면, 구조조정을 합니다. 더 쉽게 말하면, 잘라버립니다. 사람을.

 

오프쇼어링과 아웃소싱은 '정규직은 없다'는 뜻

가장 강력한 구조조정이 해외로 공장을 통째로 이전하는 역외이전(오프쇼어링-offshoring)입니다. 마이클 무어의 로저와 나GM의 이전으로 도시하나가 붕괴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로저와 나 리뷰 바로가기) 시즌2에 해당하는 빅 원에서는 1990년대에는 역외이전이 모든 업계에 만연해있음을 보여줍니다. (빅원 리뷰 바로가기)

 

기술혁신은 노동시장도 격변시켰습니다. ‘기술 발전하면 퍼스널 컴퓨터 등 IT의 약진만 떠올리기 마련인데 운송수단의 발전만으로도 노동환경이 싹 바뀝니다.

 

1980년대는 기계와 자재를 실을 수 있는 차, , 비행기가 보편화된 시대입니다. 영어는 공용어였고 달러는 기축통화였습니다. 미국 내에서만 제조를 할 필요는 없어졌습니다. 노동자를 꼭 미국에서 구할 이유도 없고요. 꼭 미국인을 고용할 필요도 없어졌습니다. 미국 노동자보다 훨씬 낮은 임금에 노동자를 구할 수 있다면 자본도 기술이 미국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역외이전이 바로 세계화의 실제 모습입니다. 미국의 자본과 저개발 국가의 값싼 노동력이 만나서 이익을 창출하니 긍정적으로 보는 평론가들이 많았습니다. 세계도 찬사를 보냈습니다. 자본이 들어오면 자국의 GDP가 올라가니까요. 그러나 대개 찬사는 반쪽에 불과합니다. 자본이 빠져나간 곳은 GDP가 떨어지죠. 피해는 모두 미국 노동자에게 전가되었습니다. 노동자의 절규는 미디어가 전하지 않습니다.

 

기업은 외국으로 나가지 못하는 부분에서도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아웃소싱입니다. 아웃소싱은 직접고용 포지션을 기업 외부에서 조달해서 처리하는 경영전략입니다. 호텔이 특히 아웃소싱을 많이 사용합니다. 청소부, 프론트, 세탁실, 경비 등 거의 모든 포지션에서 파견업체 직원을 씁니다. 1류 호텔에 정규직은 소유주 한명이면 충분하다는 말도 있습니다.

 

90년대 이르자 기업은 꼭 정규직이 필요치 않은 자리는 모두 아웃소싱을 합니다. 파견회사에 아웃소싱을 하면 복지비나 의료보험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원래 정규직이었던 포지션은 다른 이름으로 불립니다. 비정규직, 임시직, 촉탁직, 일용직, 시간제 등등 이 단어들은 고용 안정도 충분한 급여도 떠오르지 않는 포지션이 생겨납니다. 조직도 다양해집니다. 사내 하청, 사외 하청, 해외 하청, 프렌차이즈, 위탁 경영등 핵심비지니스 모델과 직결되지 않는 활동을 떠받치는 회사가 생겨납니다. 이런 현상을 균열일터’(the fissured workplace)라고 부릅니다.

 

21세기에 접어들자 균열은 더 깊고 크게 납니다. ‘업무처리 아웃소싱에서 지식처리 아웃소싱으로 확장됩니다. 더더욱 내국인을 고집하지 않게 되지요. ‘그 인간 뇌 속에 지식이 있는가?’가 핵심이니까요. 전혀 대체되지 않을 것 같은 컴퓨터 프로그래머나 펀드매니저도 취업비자로 들어온 외국인에게 대체됩니다. 업주는 자본을 미국 바깥으로 옮기지 않고도 동일 노동-낮은 임금을 실현하죠.

 

사실 21세기에는 아웃소싱과 역외이전을 구분하는게 의미가 없어집니다. 전산부서는 인도로 콜센터는 필리핀으로, 큰 부서하나가 하루 아침에 통째로 옮겨갈 수도 있습니다.

 

핵심역량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내보내라’, 균열일터의 법입니다. 나이키처럼 본사직원은 마케팅에만 집중하는 회사가 대표적인 균열일터입니다. 직접제조를 구식으로 여기고 브랜드 창작과 확산에만 몰두하는 글로벌기업에겐 균열이 멋입니다. 현재 가장 균열된 일터는 애플입니다. 2012년 애플은 63천명의 정규직 직원의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그리고 소매를 맡았습니다. 제조, 조립, 유통은 전세계 75만 사외노동자가 담당하죠. 애플의 시총은 한국의 기업의 전체 시총보다 높습니다. 애플이야말로 오프쇼어링과 아웃소싱을 극단적으로 사용하는 기업입니다.

 

역외이전과 아웃소싱 이외에도 일자리에 가해진 충격은 많습니다. 1990년에 유행한 기업사냥꾼에 의한 회사해체도 더해야 합니다. 2000년대부터는 자동화가 일자리를 없애버립니다. AI가 발달되기 전에도 컴퓨터는 위협적이었습니다. 병으로 인한 실직도 더해야 합니다. 병가로 인한 실직을 한 묶음에 넣기에는 위화감이 들기는 해요. 하지만 미국에서 만큼은 유의미한 통계가 있어요. 미국이라는 나라는 아프면 직장을 떠나는 정도가 아니라 자살하거나 파산합니다. 병원비 때문에 파산하는 사람이 매해 약 67만명. 이런 나라는 전세계 미국 밖에 없습니다.

 

미국은 일자리 소멸도 통크게!

다음은 1990년대 감원한 회사들입니다. 몬산토, AOL, 모토롤라, 뱅크오브아메리카, 샘소나이트, 허니웰, GE, 시즐러, 프루덴셜 생명, 웰스 파고 등등 한번 즈음은 들어본 회사만 정리한게 이정도입니다.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사람을 자르고 공정을 옮기며 이익을 쥐어짜내는 문화를 주도 했습니다.

 

1979년 제조업에만 2천만명이 근무했습니다. 30년 동안 생산직 일자리만 8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어요. 일자리 감소는 21세기에 더 격해졌습니다. 2000년에서 2010년까지 570만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제조업 일자리가 33% 감축된 것은 대공황때 보다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세계화는 미국내 일자리를 먹어치웠습니다. 1993년 북미자유협정이후 멕시코와의 교역만 따져도 93년부터 2011년까지 사라진 일자리만 70만개입니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 미국에 모기업을 둔 기업의 외국 자회사는 240만명을 채용했습니다. 미국 전체 고용의 30%에 해당합니다. 같은 기간에 미국 내에서는 190만명을 해고했죠.

 

미국의 일자리 문제는 안전지대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신발, 섬유 같은 경공업은 이미 1970년대부터 해외로 이동했습니다. 미국의 대통령들은 첨단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니 괜찮다고 다독였어요. 1980년 말 GM은 미시건 주에 위치한 자동차 공장을 멕시코로 옮겼습니다. 정치인이 팔걷어붙이고 전국토를 돌면서 거짓말을 하고 다닌 셈이죠. 아니면 자동차산업이 경공업에 속하나요? 항공업체는 199040만개의 일자리를 제공했지만 2010275천개로 줄었습니다.

 

본토에 남아 있는 일자리라 해서 미국시민권자만 갈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첨단 일자리도 취업비자로 들어온 외국인노동자에게 자리를 넘겨주어야 했습니다. 국내에서만 200만부가 팔린 마시멜로 이야기는 기업임원의 운전기사가 컴퓨터 공학도로 옮겨가는 과정을 그리는 자기계발서입니다. 이 책은 가짜 희망을 담은 기만적인 악서입니다. IT부문에서도 일자리가 사라져간다는 걸 자기계발서 작가가 다룰 리가 없습니다. 1990565천명에 달하는 프로그래머는 2006435천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첨단 일자리는 어디로 갔을 까요? 멕시코, 중국, 인도, 한국, 싱가포르, 대만 중에 하나라고 대답하면 정답일 확률이 높습니다. 심각한 것은 더 적극적으로 지식처리 일자리를 외국에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정부가 직접 스리랑카에 IT허브를 세우는데 투자합니다. 미국인에게 일자리를 주지 않기 위해 미국인의 세금을 사용하는 것만큼 잔인한 결정이 또 있을까요?

 

1980년 이래로 안전한 직업은 없어요. 예전에는 꼭 미국 시민이 가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일자리는 21세기에 모두 대체 가능합니다. 160가지 일자리 중 3000만명이 일하는 일자리가 사라질 위험에 놓였다고 2008년 미국 노동부는 발표했습니다. 금융분석가, 핵공학자, 인류학자, 패션디저이너, 수학자까지도 외국인으로 대체되거나 해외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대체된 일자리는 저임금 서비스직군이었습니다. 가정 간병인, 소매점 계산원, 소비자 서비스 센터 직원, 트럭 운전사, 경비원, 보육교사, 바텐더 같이 저소득이면서 수입 인상 기회가 거의 없는 직업입니다. 컴퓨터가 대체할 수 없는 직업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요? 이 직업을 가지면 경제적으로 매우 위태로워집니다. 수입 빼고는 모두 올랐으니까요.

 

쪼들리고 빼앗기다

미국 노동자는 계속 가난해졌습니다. 1979년 이래로 미국 노동자가 받는 실질 소득량과 가치 계속 줄어들었습니다. 중산층 노동자의 임금도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변동이 없었습니다. 1970년 최저임금은 1.6달러이고 2012년 최저임금은 7.25달러로 인플레이션 수준도 따라가지 못했어요.

 

좋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일자리는 1979년 전체 18.2%에서 2011년에는 9%로 줄어들었습니다. 1970GDP에서 54%를 차지하는 임금비율은 2013년에는 44%로 줄었습니다. 대학, 기술교육은 사기였다는 의심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컴퓨터와 전자 관련 전공자의 초임도 약 10% 하락했습니다.

 

인건비를 줄이고 남은 돈은 어디로 갔을 까요? 임원들에게 갔습니다. 미국 50대 기업 CEO의 보수는 193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까지 2000년도 달러 가치로 100만 달러 선을 유지했습니다. 1980년대 들어 180만 달러로 증가하더니, 1990년대 410, 이어 2000년부터 2005년까지 CEO의 실질 평균보수는 92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노동자와 CEO의 임금비는 198042배에서 2007277배로 크게 벌어졌습니다.

 

주주들도 콩고물을 받아먹었지요. 1970년부터 40년 동안 기업이윤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에서 11%로 높아졌습니다. 스톡옵션과 배당금으로 흘러갔습니다. 1980년은 미국인이 주식투자에 열을 올리는 시기였습니다.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행복을 찾아서는 모두 1980년대가 배경입니다.

 

기업은 노동자를 줄이고도 이익을 냈습니다. 그 이익이 직원복지로 흘러갔다면 참 행복했을 텐데요. 복지로 이전되기는커녕 있는 있던 연금도 없애버렸습니다. 연금은 노후를 보장을 위해 미뤄둔 월급입니다. 회사가 관리하지만 노동자의 돈입니다. 미래의 수익마저도 사라집니다.

 

1950년대부터 30년간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노동자는 증가했습니다. 이 시기 연금은 확정급부형 연금입니다. 총액을 보증해주고 손실나면 회사가 보전을 해줬죠. 1980년대는 28%의 노동자가 이 연금을 보장을 받았습니다. 1980년대 들어 기업은 연금이 비용 부담이 크다고 여겼습니다. 혜택을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였죠. 112천개였던 연금제도는 1985년부터 줄어서 2011년에 28,000개로 줄어들었습니다. 노동자의 오직 3%만이 확정급부형 연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확정급부형 연금을 대체 한 것이 1982년 시작된 401(k)연금입니다. 이 제도는 연금의 비용부담을 줄이려는 기업을 위한 의회의 선물입니다. 401(k) 퇴직연금은 매달 일정량의 퇴직금을 회사가 적립하지만 그 관리 책임은 노동자에게 있는 방식의 연금입니다. 판단에 따라 더 불릴 수 있지만 잃을 수도 있습니다. 퇴직금 지급을 회사가 보장하지 않습니다. 호황일 때는 좋아요. 고용도 유지되고 주가도 오르니까요. 연금을 회사 주식으로 연동시켜놓으면 주가가 오를 때 퇴직금이 늘어납니다. 하지만 불황이 닥치면 퇴직금은 줄어들죠. 회사가 도산하면 연금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모든 것을 개인 책임으로 돌리는 미국다운 연금제도입니다.

 

2001년 폴라로이드가 파산 보호 신청을 했을 때 노동자 6천명의 퇴직금 3억 달러, 한화로 33백억이 증발했습니다. 개인당 평균 1 ~ 2억원씩 날렸습니다. 소송 끝에 회수한 돈은 단돈 5만원. 노동자들은 건강보험, 퇴직금 그리고 자존감까지 모두 잃었습니다. 연금지급보증공사는 존재의 이유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파산한 기업은 연금지급보증공사에 등록한 연금 계획을 파기해버리거든요. 게다가 공사는 적자였습니다.

 

산업이 재편되면서 회사가 망할 때 연금을 날리는 노동자가 속출하는 한 편, 연금을 갉아먹고 사는 노동자들이 존재합니다. 401(k)연금은 이동이 가능합니다. 이론적으로는 국가가 이직, 실직, 휴직자를 보호해 줍니다. 그런데 대부분 수입이 없는 기간에 연금을 헐어서 생활비로 씁니다. 가까스로 취업을 하더라도 이전보다 임금이 줄어든 일자리만 남아있습니다. 게다가 연금제도가 아얘 없는 회사일 가능성도 점점 높아집니다. 연금을 다시 들더라도 곧 깨질 비상금일 뿐이지요.

 

90년대에 접어들면서 미국에서는 점점 연금이라는 개념이 사라집니다. 회사가 멀쩡히 이익을 내고 있는데도 연금은 줄어들거나 없애버렸습니다. 사실 401(k) 연금은 기업주의 절세수단으로 사용되기 위해 고안되었습니다. 연금으로 들어가는 임금의 일부에 대해선 세금을 안내도 되었거든요. 새삼스럽지만 노동자들 잘 살게 해주려고 만든 제도를 의회가 만들고 기업이 적극추진할 리가 없죠. 제도 바꾸고 동결하고 그 다음은 폐지하고 마지막으로 개념이 사라지죠. 500대 기업이 연금을 폐지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많은 노동자를 고용하는 월마트는 퇴직연금 제도가 없습니다.

 

아메리칸 드림을 따라가면 파산한다

미디어가 미국의 번영만 비춰줄 때 카메라 바깥 실제 서민가정은 파산으로 내몰리고 있었어요. 주택과 안전 그리고 교육이 연동되면서 비용이 올라갔습니다. 맞벌이를 해도 겨우 버틸 정도입니다. 맞벌이는 수입이 증대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자동차, 탁아소, 보모 등 고정비용도 같이 올라갑니다. 실직, , 이혼 등 둘 중 한명이 수입을 잃으면 파산 위험에 바로 노출됩니다. 수입이상 써야할 일이 생기면 휘청거리는거죠. 맞벌이 가정은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까요?

 

빚입니다. 2차 모기지라는 상품이 있습니다. 집값 상승분 만큼 다시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내 집을 은행 두 곳에 저당 잡히는 일입니다. 위험한 일이지요. 빚을 늘리면 실직과 병의 위협은 더 커집니다. 이 위협도 있는 사람이나 받을 수 있는 호사입니다. 주택가격도 오르지 않았다면, 혹은 이미 2차모기지까지 써버렸다면, 신용카드로 메꿔야겠지요. 이미 오그라든 연금을 깨야할 수도 있고요. 그 마지막엔 파산신청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가계 파산은 흔한 일입니다. 19801년에 30만명이 파산했어요. 90년대는 70만명으로 늘었습니다. 거의 모두 열심히 살아가는 생활인들이 파산합니다. 과소비로 파산하는 사람들은 0.1%도 되지 않습니다. 보통사람의 가계는 실직, , 이혼 중 하나만 발생해도 파산할 정도로 부실합니다. 기막힌 것은 유자녀 가정이 신용카드 연체가능성은 무자녀 가정보다 75%가 높다는 것. 미국은 결혼하고 애낳아 가정을 꾸려 독립하면 파산당하는 나라입니다.

 

아메리칸 드림은 실재했습니다. 그 꿈은 양질의 일자리라는 조건이 만족되어야 누릴 수 있습니다. 미국의 부동산 정책은 훌륭합니다. 하지만 삶에는 많은 변수가 발생하지요.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질 좋은 일자리가 있다면 견뎌낼 수 있었을 겁니다. 맞벌이 하지 않아도 복지가 없어도 일자리만 있다면 살아갈만 했을 겁니다. 미국식 저질복지도 큰 문제는 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일자리가 없네요.

 

멋진 자동차에 기름이 없네요.

 

참고문헌

1. 국가는 잘 사는데 왜 국민은 못사는가(도널드 발렛 & 제임스 스틸 지음, 이찬 옮김, 어마마마, 2014)

2. 싸울 기회(엘리자베스 워런 지음, 박산호 옮김, 에쎄, 2015)

3. 균열 일터(데이비드 와일 지음, 송연수 옮김, 황소자리, 2015)

4. 1세계 중산층의 몰락(폴 크레이그 로버츠 지음, 남호정 옮김, 초록비 책공방, 2016)

5. 보통 사람들의 전쟁(앤드루 양 지음, 장용원 옮김, 흐름출판,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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