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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를 위한 리터러시/<팀장의 글쓰기> 기초

03. 하루 3시간

by Cplus.Linguist-유진 2023. 11. 23.

         글쓰기는 지식창조의 일환입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기 위해서 조직은 학습조직이 되어야 합니다. 모든 구성원은 학습을 해야 합니다. 학습에서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배우고 익혀서 늘 새롭게 거듭나야 합니다. 혁신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명령은 거부할 수 없습니다. 현대 선진국에서 한 계통을 이끌어가는 리더는 받아들여야 합니다.

 

기획 팀장의 글쓰기는 창조조직이자 학습조직의 중심을 담당할 리터러시 리더를 키웁니다. 리터러시 리더는 중간관리자, 팀장님들입니다. 여러분의 조직은 이미 팀단위로 일하고 있습니다. 보통 한 팀은 4~5명의 사회복지사로 구성되어 있죠. 학습조직의 단위는 현재 팀의 크기와 같습니다. 작은 팀은 미루지도 숨을 수도 없어서 오히려 좋습니다. 윤곽이 이미 잡혀 있죠. 출발이 좋아요. 혁신이 금세 여러분에게 와있을 겁니다.

 

사회복지사의 글쓰기 능력은 조직의 학습역량에 달렸습니다. 조직의 글쓰기 능력을 더 끌어올리려면 팀장은 학습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이미 미션을 온몸으로 느끼고 계십니다. 학습전문가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가장 큰 난제가 글쓰기였던 것입니다. 글쓰기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는 것을 눈치 채셨습니다. 그래서 리터러시 고민은 학습을 고민하는 것과 같습니다.

 

학습조직을 운용할 실질적인 힘이 필요합니다. 팀워크를 응집시킬 증표를 가져야합니다. 학습조직을 이끌 수 있다는 증거는 팀원은 물론 팀장 스스로에게도 필요합니다. 그 표식은 바로 리터러시’. ‘읽고 쓰는 능력입니다.

 

리터러시에 관한 원론적인 지식을 숙지하고 전파할 수 있는 상태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은 언어학자의 일입니다. 여러분의 리터러시 지식은 읽고 쓸 줄 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입니다. 증거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거나 손으로 쥘 수 있는 한 편의 에세이입니다. 글 한 편 뚝딱 써낼 수 있는 것보다 더 확정적으로 지식보유를 증명하는 방법이 또 있을까요. 지식을 보유한 리터러시 리더들은 아래 제시한 사항을 글로 쓸 수 있어야 합니다.

 

1) 조직의 각종 경영상 문제점을 서술할 수 있다.

2) 사회복지 사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집필할 수 있다.

3) 기존 사업의 문제점을 정리하고 개선점을 기술할 수 있다.

4) 클라이언트를 인터뷰, 관찰 그리고 연구하여 에스노그라피를 작성할 수 있다.

 

학습조직을 이끌 팀장은 스스로 마련한 시공간에서 시론 한 편을 들고 나올 수 있는 사람입니다. 위 네가지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비판적인 읽기 능력을 보유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팀장은 글을 통해 토론을 이끌어내고 교육이 일어나게 할 것입니다. 동료들은 팀장의 명문을 읽으며 글쓰기를 배울 것입니다.

 

팀장은 백지에 써내려 갈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 복지관의 글쓰기는 대개 칸채우기입니다. 표를 완성하거나 촘촘한 소제목에 한 두문단 채우기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실행계획은 실천이 중요하니 칸채우기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사업의 당위와 이론을 설파하기엔 칸채우기는 부적절한 방법입니다. 필자의 발전에도 좋지 않습니다. 빠르게 작성하고 빠르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칸채우기는 글쓰기를 통해 사고하고 판단하는 기회를 주지는 않습니다. 칸채우기는 아무리 많이 해도 리터러시 실력은 답보합니다.

 

본질로 돌아갑시다. 백지에 써내려가세요. 최상단 왼쪽부터 타이핑하세요. 아무도 문제를 내주거나 정답을 흘려주지 않습니다. 이제 모두 팀장님들에게 달렸습니다. 백지를 마주보고 한줄한줄 채워나갑시다. 한땀한땀 더듬어 읽어가며 퇴고합시다. 백지를 마주하기 위한 선수과목은 없습니다. 워드프로세서의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백지를 마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퇴근 후 3시간을 비워두세요. 글쓰기와 책읽기를 위해, 어른의 공부를 위해, 시공간을 마련하세요. 퇴근 후 자택에서 공부모드로의 전환은 돈은 들지 않습니다. 집중할 수 있는 연속된 시간과 적당한 소음이 있는 공간이면 충분합니다.

 

일주일을 모두 바칠 필요는 없습니다. 1주에 4일이면 충분합니다. 평일만은 읽기와 쓰기 루틴을 지켜주세요. 주말은 쉬세요. 휴식도 공부입니다. 친구와 데이트하고 가족과 나들이도 가세요. 술도 마시고 노래도 하세요. 영화도 예능도 스포츠도 모두 허락하세요. 쉬면서도 뇌는 배운 것을 반복합니다. 잠도 많이 주무세요. 잘 자야 장기기억력이 좋아집니다. 운동도 해야지요. 근육이 빨라지면 뇌도 빨라집니다. 이렇게 딱 1000일만 살아보세요.

 

! 맞습니다. 어른의 삶은 비어있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쓰기를 해야 글쓰기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랍니다. 시공간을 마련하고 그 안에 들어가서 원하는 일을 하는 것, 중세에는 0.1%의 선택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었습니다. 현대 시민사회에는 모두 특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티켓을 사용하기만 하면 됩니다.

 

오프라인에서 <팀장의 글쓰기> 워크숍을 진행할 때 참석자 모두에게 숙제를 내드립니다. 숙제는 A4 3장 에세이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문제도 정답도 없는 상황을 맞이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백지를 하고 싶은 말들을 차곡차곡 쌓는 일은 분명 고된 일입니다. 그런데, 제가 기대하는 것은 에세이의 완성이 아닙니다. 높은 완성도는 더더욱 아닙니다. 저의 바람은 에세이를 쓰면서 하면서 벌어지는 생활의 충격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리터러시를 배우려면 생활을 바꾸어야 합니다. 삶의 우선순위에서 리터러시가 세 번째 안으로 들어와야 합니다. 가족을 돌보고 일터를 가꾸는 일 다음으로 리터러시를 중요시해야 원하는 수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어른의 삶에는 경조사와 대소사가 끊임없이 일어납니다. 그렇더라도 1000일 동안 리터러시는 우선순위에서 크게 밀려나지 않아야 합니다.

 

하루 3시간, 개척합시다. 천일동안 리터러시는 생활변화와 관계됨을 팀원들에게 몸소 보여주세요. 리터러시로 인한 몸과 마음과 뇌 그리고 환경의 변화까지 모두 간직하세요. 학습조직을 운용할 때 큰 자산이 됩니다. 하루하루 변화한 경험은 모든 직원을 성공적인 학습자로 이끌 것입니다. 그 지간에 글쓰기 고민도 사그라들 것입니다. 이제 실천할 때입니다!

 

Photo by Aaron Burde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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