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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자료/가라앉는 사람들

송파 세 모녀

by Cplus.Linguist-유진 2021. 7. 6.

20142월 서울 송파구 석촌동, 한 단독주택 지하에 일가족이 사망했습니다. 번개탄을 피워 세식구가 동반 자살했어요. 시신 옆에는 70만원이 든 봉투와 메모가 있었습니다.

출처: 서울지방경찰청

 60세 박모씨는 12년 전 방광암으로 고생하던 남편을 떠나보냈습니다. 이후 두 딸을 부양했습니다. 박씨는 인근 놀이공원 식당에서 일을 하며 생계를 책임졌습니다. 하지만 20141월 부상을 당해 실직합니다.

 

두 딸이 장성한 후에도 박씨는 가장이었습니다. 35세 큰 달은 당뇨와 고혈압을 앓고 있었어요. 당시 돈이 없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만화가 지망생인 32세 작은 딸은 신용불량자입니다. 생활비와 언니의 병원비를 카드로 결재하다가 미납금이 불어나 파산했습니다. 만화 외주 작업으로 번 돈은 2만원 남짓. 아르바이트로 가계를 지원했습니다.

 

기초수급자 자격은 받지 못했습니다. 3년 전 신청했지만 기각 당했습니다. 신청 자격 미달. 기초생활수급은 월세 단칸방에 심한 장애가 있고 가족 없는 노인이어야 받을 수 있습니다. 세 모녀는 일단 세 명이자나요? 국가가 보기에는 3명 중 2명이 근로능력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고혈압과 당뇨병은 근로가 불가능한 장애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세 모녀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던 것입니다.

 

한국은 따져보고 선별 지급합니다. 정부는 준비단계에서 수치심을 줘 단념하게 합니다. 자격신청시 부양의무자에 해당하는 사위 혹은 부모 등 일가친척의 금융정보제공 동의서를 내야 합니다. 국가가 은행잔고 뿐 아니라 신용상태와 보험까지도 들여다보겠다는 뜻입니다. 가족 친지들에게 내가 얼마나 가난한지 보여주어야 한다는 사실은 엄청난 저항감을 줍니다.

 

준비할 서류의 양을 불려서 저항감을 줍니다. 복지 혜택을 받기 위해서 급여 명세서, 근로능력 평가용 진단서, 4대보험료 납부 증명서, 임대계약사 등 여러 가지 문서를 수혜자 본인이 직접 준비를 해야 합니다. 참 이상하죠. IT강국, e정부로 자찬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곳에 전산화를 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그러면서 전담인력 부족은 늘 호소합니다.

 

분투하는 와중에도 공과금은 밀리지 않았습니다. 송파 세모녀는 세상에 피해주기 싫어했다고 전해집니다. 성실납부와 생활고라는 연결이 되지 않는 요소가 깊은 사각지대를 만들었습니다. 송파구청은 전혀 모니터링 하지 못했습니다.

 

세 모녀는 죽은 후에도 가난합니다. 장례는 빈소가 없었고 조문객은 친지 10여명이 전부였습니다.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함께 간 고양이에게도 애도를 표합니다.

 

- 참고문헌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 나무위키

<자존심 짓밟는 기초생활수급 신청, 이정도다> 오마이 뉴스, 201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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