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천 도서/만화

부탄 - 어메이징 디스커버리 2

by Cplus.Linguist-유진 2020. 5. 5.

덴마크에서 돌아온 행복연구팀들을 이번엔 부탄으로 갑니다.

 

부탄은 인도와 중국 사이 히말라야 산맥 동부에 있는 작은 왕국입니다. ‘천둥용의 나라라는 뜻입니다. 불교가 국교이며 국가수반인 용왕이 다스리는 왕국의 인구는 70. 1970년 이전까지는 종종 신비의 나라로 소개되었어요. 쇄국정책을 고수하다 19744대 국왕의 대관식에 외국기자들을 초청하며 개방합니다.

 

2008년 왕은 권력을 내려놓고 입헌군제를 시작했습니다. 전환기에 민중봉기가 일어나거나 쿠데타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왕이 입헌군주제의 필요성을 국민에서 설득한 결과라고 합니다. 많이 알려진 지금도 정말 신비롭습니다.

 

김재훈 글, 김재훈 그림, 윌리엄 리 감수, 위즈덤하우스, 2019

 

1970년 한국과 부탄의 1인 소득은 약 200달러로 출발선은 같았습니다. 유럽과 미국의 금융기관들은 당시 부탄을 저개발국가로 평가했습니다. 지금 한국의 GDP3만불, 부탄은 3천불. 우리는 자유시장과 경제발전을 선택했을 때 부탄은 전통수호과 자연보호를 선택했습니다.

 

16살 때 4대왕에 즉위한 지그메 싱게 왕추크(Jigme Singye Wangchuck). 그는 유복이 행복의 기준이 되지 않도록 비전을 설정했습니다. 비전을 수립하기 위한 구체적인 개념, 국민 총 행복을 1998년에 창조합니다.

 

부탄의 리더들은 GDP가 아닌 국민 총 행복지수, GNH(Gross National Happiness)를 기반으로 국가를 통치합니다. GNH는 공염불이 아니에요. 아주 구체적입니다. GNH는 부탄의 헌법 제9<국가 정책의 원리>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국가는 GNH를 성공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조건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국민의 행복은 국정운영의 중심입니다. 2008년 부탄 역사상 첫 총선을 치른 직후 국민총행복위원회Commission for Gross National Happiness’를 설치했습니다. 국민총행복위원회는 국가 기관 중 가장 크고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탄의 모든 국가정책을 결정하고 예산을 책정합니다.

 

국민총행복위원회는 물질적 가치와 정신적 가치가 조화된 총체적이고 지속가능한 세계관을 담아 행복모델을 개발했습니다. 이 모델은 국가의 행복수준을 높이기 위해 부탄이 중요하게 고려하는 9개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정신적 행복, 건상, 교육, 문화의 보존, 가치 있는 시간 활용, 굿 거버넌스, 지역사회의 발전, 풍부한 생태적 다양성 및 회복력, 높은 생활수준이 그것입니다.

 

책은 구석구석 9개 요소가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부탄의 부는 한국의 부에 훨씬 미치지 못하지만 본인들이 정립한 행복을 찾고 유지하는데는 전혀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부탄은 교육, 의료 모두 국가가 책임집니다. 자국어와 역사를 제외한 모든 과목을 영어로 가르칩니다. 어린아이들도 영어에 능통하다고 하니 교육의 성과가 분명히 있다고 봐야겠죠. 부족한 의료설비는 인도와 공조하여 국민의 건강한 삶을 책임집니다. 가난한 나라이나 기아는 없습니다.

 

자연을 지키며 에너지산업도 개발합니다. 댐 없이도 히말라야 수자원으로 전기를 만들어 인도에 수출합니다. 전기 생산량은 소양강 댐의 150배인 3만킬로와트. 총 전력양의 20%만으로도 부탄 70만에겐 충분합니다. 실업도 없습니다. 국가가 토지도 지원합니다. 경작할 땅이 없는 이들은 심사를 통해 토지도 빌려줍니다. 1인당 6천평. 축구장 네다섯개 넓이의 농경지를 나라에서 줍니다. 경제성장률은 6%입니다.

 

부탄의 젊은이들이 이전세대 보다 육체노동을 꺼립니다. 직업선택 폭이 넓지 않아 공무원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이들의 행복모델링이 완벽할리 없지만 기조를 스스로 허물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세대간의 인식차이를 슬기롭게 이겨내길 바랍니다.

 

제도를 통해서 보는 부탄의 리더들은 행복을 낳을 준비가 되었어요. 그러나 개인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생활 곳곳에서 행복이 솟지 않는다면 부탄은 외신 앞에서만 행복한 척하는 나라가 되겠지요. 진짜 행복한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인구의 90%행복하다고 말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통치의 대상은 지금 행복합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아니래요. 아직 행복하지 않은 이들을 찾아 GNH를 달성하기 위해 국가가 솔선수범 노력합니다.

 

어메이징 디스커버리 1탄은 덴마크를 보여주었어요. 부자나라의 사례를 보여주면 덴마크 사람들은 6만불을 버니까 어떻게 해도 행복할 수 밖에라는 회의가 반사적으로 나오는 분들이 계세요. 이런 분들을 위해 2탄에 수치적으로는 아래지만 나름의 행복을 정의하고 실천하는 부탄을 보여주면 설득하는 것 같아요. GNH의 핵심은 평가가 아닌 실천에 있다고 합니다. 비전과 실천의 끈을 이어나가는 것이 행복을 유지하는 비결임을 2탄에 부탄을 배치하며 설득하고 있는 것 같아요.

 

타국의 사례를 전하는 책을 보고 국가간 단순 비교를 통한 반응은 현명치 못합니다. ‘한국같은 거대산업국이 어떻게 부탄처럼 국정운영하느냐는 반문은 언제나 옳습니다. 하지만 독서의 핵심은 그런 반문을 던지고 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책이 던지는 질문을 들어보세요. ‘당신은 행복을 어떻게 정의합니까?’, ‘그 정의한 행복을 실천하고 있습니까?’,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조정하면서도 본질을 지켜내고 있습니까?’, ‘실천은 없는 생각과 말로에만 멈추어 있는 것은 아닌가요?’ 라고 조리있게 구석구석 뼈를 때리며 질문합니다. 이제 독자가 대답해야지요.

 

나에게 행복은 무엇이었지?

 

기분좋음!”

 

이라고 얼렁뚱땅 퉁치기가 이번에는 부끄러워지는 군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