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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 어메이징 디스커버리3

by Cplus.Linguist-유진 2020. 5. 5.

이번 주제는 통일이에요. 통일을 살펴보려면 독일로 가야죠. 독일은 150년 동안 2번의 통일을 경험한 나라거든요. 한번은 1871년 비스마르크가 재상이던 시대에, 다른 한번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이후입니다.

 

김재훈 글 ,  김재훈 그림 ,  조성복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19

 

2차세계대전 아시아의 전범은 일본이고 유럽의 범죄자는 독일이었습니다. 전체주의에 홀린 독일민중은 히틀러를 앞세워 주변국을 불사르고 이웃을 죽였습니다. 2차대전 패망 후에 온 동네를 쑥대밭으로 만든 이 문제아, 4(영국, 프랑스, 미국, 소련)이 관리 들어갑니다.

 

4강 안에서 파열음이 납니다. 미국과 소련이 부딪히며 독일 안에서도 냉전시대가 시작됩니다. 미국과 소련은 도덕관과 살림살이에 대한 접근방식이 달랐어요. 미국은 서유럽에 자본주의를, 소련은 동유럽에 공산주의를 뿌리내리려했지요.

 

두 국가는 베를린에서 딱 만났습니다. 팽팽할 땐 반반. 우리는 남북으로, 베를린은 동서로 나뉩니다. 1961년에는 서독으로 넘어가는 동독인을 막기 위해 후르시초프가 도시에 장벽을 세웁니다. 우리는 철선, 독일은 장벽. 베를린 장벽이 독일인을 갈라놓습니다.

 

시멘트 덩어리는 영원하지 않아요. 돌 따위가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 막고 민족을 갈라놓을 수는 없었어요. 19899월 동독에서는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시위가 시작됩니다. 시위대는 동독정부가 미온적인 대처를 내놓을 때 마다 점점 더 커집니다. 군대를 빌려달라는 동독의 요구에 소련 대사는 딱 잘라 거절합니다. 당시 개혁과 개방을 외치는 소련이 보기에도 동독의 통치자들은 시대감각이 한참 뒤떨어져있었습니다.

 

2개월 동안 시위는 계속 되며 시위대는 점점 더 커졌어요. 정부를 향한 분노는 통일염원으로 승화되면서 198911월 장벽을 무너뜨립니다. 정식 통일은 1990년이지만 장벽이 무너진건 1년 앞선 1989년이었습니다. 용기는 머리보다 마음에 있습니다. 통치자의 합의보다 시민의 의지가 근현대사에선 일을 냅니다.

 

미국의 마샬플랜 아래 우선 서독 먼저 발전합니다. 통일 후 20년간 독일은 3000조를 썼어요. 그런 독일이 기울었거나 엎어졌거나 쇄락했다는 얘기는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당당히 유럽 제1 부국입니다. 현재 독일은 GDP 세계 4, 유럽 전체 GDP20%를 차지하고 있죠. 다른 나라도 미국에게 똑같이 원조를 받았는 시대였는데 독일이 유독 많이 성장했습니다. 잘나가는 독일 기업 몇 개만 읊어볼까요. 벤츠, BMW, 포르쉐, 폭스바겐, 아우디, 지멘스, 바스프, 보쉬 그리고 배달의 민족을 산 딜리버리 히어로가 독일기업입니다. 아이들이 환장하는 하리보 곰젤리도 독일이 고향입니다.

 

통일 독일은 지방 분권도 달성했습니다. 독일의 국가정식명칭은 분데스레푸블리크 도이칠란드, 도이칠란드 연방공화국입니다. 연방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지방분권도 잘 이루어져서 균형발전 했습니다. 13개주와 3개의 특별시로 이루어져있죠. 각 주들은 지역색과 문화를 유지하고 경제적으로 자립하였습니다.

 

, 전범이 다시 리더가 되었군요. 역사적으로 보면 독일은 약소국에서 통일국가로 그리고 군사 강대국으로 빠르게 진출했을 때 마다 사고를 쳤습니다. 비스마르크가 그랬고요. 히틀러도 그랬습니다.

 

독일이 강해지면 세계가 걱정합니다. 하지만 뒷줄에 서면 손가락질 받아요. 나서긴 해야하는데 스탠스 잡기가 어렵죠. 이 난감함을 어떻게 돌파해야하는지 빌리 블란트 총리가 잘 보여줍니다. 빌리 블란트는 독립군 출신이에요. 노르웨이와 스웨덴으로 거처를 옮겨 나치에 대항했습니다. 상해에서 독립운동을 하신 위인을 떠올리시면 딱입니다. 블란트 총리는 1970년 폴란드에 유대인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흘리며 사과를 했습니다. 비를 맞으면서요. 아베가 현충원에 와서 무릎 꿇고 눈물을 흘린다고 생각해보세요. 태풍 오늘 날에요.

 

반성과 사과는 패전국 수장의 의무입니다. 독일의 수장은 혼자만 반성하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아시아의 사고뭉치 일본을 꾸짖고 타이릅니다. 메르켈 총리는 201539일 아사히신문사 주최 강연회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계는 독일 때문에 나치 시대라는 비참한 상황을 겪었지만 이후 국제사회는 독일을 받아들여 줬다. [...] 패전국인 독일과 일본이 세계 질서 속에 국제적인 책임을 가지고 있다

 

반성하는 독일은 국제문제 해결에 앞장섭니다. 독일은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였습니다. 무조건 수용했습니다. 그러다 2011년 아랍의 봄에서 시작된 시리아 내전으로 650만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대부분은 터키, 레바논, 요르단, 시리아 지역에 난민촌이 열렸어요. 2015UN회원국들로 난민들이 넘어갔는데 이때 독일은 89천명을 받아들입니다. 유럽 1위입니다.

 

문제는 전체주의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2013AfD라 불리는 독일을 위한 대안이라는 극우정당이 출범했는데요. 유로존 탈퇴와 마르크화 회귀를 주장했습니다. 창당 당시는 전체 득표율 5%를 넘지 못해 의회에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2017년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난민 정책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면서 5% 득표를 넘어섭니다. 극우정당이 의회에 다시 나타난거에요. 아직 프랑스나 오스트리아처럼 극우주의자가 대권 후보로 나오지도 선출되지도 못해습니다. 일단 좀 더 지켜봅시다. 국제사회 리더군에 속하는 한국도 독일의 내부를 잘 지켜봐야지요. 극우정당이 지금 보다 부상하면 한국도 우려의 목소리를 보태야합니다. 독일이 군국주의나 전체주의에 또 빠진다면 일본은 얼씨구나 하고 20세기로 회귀할겁니다. 광기는 전염됩니다.

 

그래도 이만하면 통일 독일은 잘 해내고 있다고 봐도 되겠지요. 열심히 일하고 동네송사에 앞장서고... 솔선수범하고 심사숙고하고 대오각성할 줄 아는 성숙한 어른이에요. 극우리더가 부상하는 시대에 독일 정도면 안심해도 되는 편에 속합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아베 신조 총리하고 비교하기 미안할 정도로 훌륭합니다.

 

한국사람들이 이민가고 싶어 하는 나라는 인권의식이 높고 복지가 보편화된 나라입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곳이지요.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등 한국에는 없는 도드라진 제도가 하나라도 알려지면 사람들은 이민국가로 고민합니다. 저는 사람답게 살게 해주는 나라가 강한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현 독일은 닮고 싶은 나라입니다.

 

, 그러면 이제 우리도 통일 할까요? 우리도 잘해낼 수 있겠지요!! 여러분!

 

Haribo 젤리로 만든 조커 (출처: pinterest)

이렇게 유치하게 끝났다면 이 책을 권하지 않았을 겁니다. 독일과 한국은 달라요. 독일은 패전국이지만 현대 과학의 본산이었어요. 우리는 수탈만 당한 식민지였고요. 통일 욕구는 동독시민들이 높았습니다만 북한 주민은 그 정도의 의지는 없어 보입니다. 동서독은 총부리를 겨누지 않았지요. 우리 경제력은 북한을 감당할 정도로 강하지는 않습니다. 통일의 교두보가 되어줄 개성공단을 박근혜 정부가 망가뜨렸어요.

 

조건이 다르다고 통일을 단념할 순 없죠. 무엇보다 평화는 미룰 일이 아니며 주권국가는 선택사항이 아닙니다. 통일은 사람 사이 일상대화에서 시작됩니다. 토론하며 상상하며 미래를 열어젖힐 때입니다.

 

책 여기저기에 토론거리가 많아요. 이 책은 질문합니다. “그래서 어떤 통일이 되야하는지 고민좀 해볼까?” “통일 후에 어떤 모습이어야해?”, “우리 구성원들은 어떤 마음가짐이어야할까?” 책의 후반부는 나쁜 통일에 대해 말합니다.

 

첫 번째 독일통일은 나쁜 통일입니다. 독일은 약소국이었다가 군사력을 키워 통일국가가 되고 전쟁으로 존재감을 보였습니다. 악의 수장은 오토 폰 비스마르크(Otto von Bismarck, 1815-1895). “시대의 중요한 문제는 피와 철로 다스려야 한다며 의회를 찍어누른 비스마르크 재상은 프랑스를 정복하며 독일 통일을 완성합니다. 1871년 빌헬름 1세의 대관식을 적군의 궁전인 베르사유궁전에서 진행합니다. 더 이상 유럽의 약소국이 아니었습니다. 엄연한 실력자였습니다.

 

그는 문제적 인물이었지만 당시 독일 국민들은 그를 칭송했습니다. 비스마르크를 연방제로 나뉜 프로이센의 힘을 모으고 실력을 쌓은 현실주의자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요. 힘과 실력의 관점이 군사력에 멈춘 사람들의 의견입니다. 그는 악인입니다. 당시 독일은 인구에 비해 군사력만 높은 국가였고요. 전 국민을 지휘관의 명령에 따르도록 학교를 병영화 했습니다. 전쟁터에서 죽은 젊은이들이 수백만이었습니다. 무역을 통해 전쟁을 줄여보자는 당대의 유럽 지식인의 노력을 비웃는 시대착오적인 사이코패스입니다.

 

비스마르크의 통일은 자신을 위한 통일이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잘 살게 해주자는 통일이 아니었습니다. 잘 살지 못할 때 잘 살기 위해 고민하는 인간보다, 우월함으로 치장하고 옆나라를 때리면서 존재감을 키우는 방식이 옳다는 걸 심어준, 전범의 전형입니다.

 

반성하지 않으면 재앙은 반복됩니다. 1차대전에 쑥대밭이 되고나서도 독일 국민은 과거를 그리워했습니다. 전범의 전형이 남기고간 자의식과 삶의 방식을 히틀러를 통해 재현했습니다. ‘우리는 우월한 민족인데, 우이쒸 우이쒸거리면서 약한 유태인에게 화풀이하며 폭주하다가 다시 한번 동네를 폐허로 만들었습니다.

 

, 통일은 왜 할까요? 여러분은 한반도 통일에서 무엇을 기대하시나요?

 

남북이 통일하면 독일 정도의 강한 나라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 그럴 겁니다. 그런데 강해져서 뭐하게요? 19세기 비스마르크 독일처럼, 20세기 히틀러의 독일처럼 강함과 부유함만 쫓으면 불행이 찾아 올 겁니다. 우리도 비슷하게 이미 경험했어요. ‘부동산 건설경기가 살아나서 일자리가 많아지면 내가 돈 많이 벌수 있겠지!’라는 헛된 기대가 이명박을 당선시켰지요. ‘더 강력한 지도자가 나타나서 경기호황을 불러와 줬으면!’ 같은 헛된 욕구가 박근혜를 불러온 생각입니다. ‘통일하면 주식대박이 난다?’는 또 어떤 괴물을 불러들이는 주문일까요.

 

한반도가 통일이 되면 현재 독일처럼 되어야지요. 당연합니다. 좋은 통일 해야지요. 부자이면서 성숙한 나라, 그런 나라가 되어야지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기대와 상상으로 통일 한국을 그려보세요. 점심 드시면서 동료들과 통일 후의 사회복지라는 주제로 대화 나눠보세요. 이 주제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사회복지사 여러분뿐입니다. 여러분만이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만이 현실화 시킬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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