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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도서/논픽션

도넛 경제학

by Cplus.Linguist-유진 2019. 10. 28.

경제학은 세상을 지배하는 사고방식입니다. 낡은 경제학으로는 미래를 살 수 없습니다. 경제를 사고하는 새로운 방식을 뇌에 심어야 합니다. 여기 새로운 경제모델을 하나 제시합니다. 도넛 모델’. 커피랑 같이 먹는 그 도넛 맞습니다.

 

두 개의 고리, 안쪽고리와 바깥 쪽 고리가 보이시죠. 사회와 생태를 시각화한거에요. 두 고리 사이에 도넛 영역이 사회적으로 그리고 생태적으로 만족한 삶입니다. 인간의 삶이 이 안으로 들어오는게 목표입니다. 이 공간은 지구가 베푸는 한계 안에서 만인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는 영역입니다. 사회복지는 안쪽 고리를 지키는 수호자입니다. 환경단체 그리고 아직 출현하지 않은 NPO들은 바깥고리 파수꾼이에요. 도넛 모델은 지구에서부터 개인까지 보호합니다.

 

안쪽 고리는 사회적 기초를 나타냅니다. 그 안으로 떨어지면 기아와 문맹 같은 심각한 인간성 박탈이 일어납니다. 식량, 보건, 교육, 소득과 노동, 물과 위생, 에너지, 네트워크, 주거, 성평등, 사회적 평등, 정치적 발언권, 평화와 정의 이렇게 아홉가지는 2015UN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에 구체적으로 적시한 우선적인 과제에서 도출한 것들입니다.

 

바깥쪽 고리는 생태적인 한계를 보여줍니다. 그 밖으로 뛰쳐나가면 기후 변화와 생물 다양성 손실 등 치명적인 환경 위기가 닥칩니다. 기후 변화, 해양 산성화, 화학적 오염, 질소와 인 축적, 담수 고갈, 토지 개간, 생물 다양성 손실, 대기오염, 오존층 파괴가 항목입니다. 요한 록스트룀과 윌 스페턴의 지구 시스템 과학자 집단이 제안했습니다.

 

이 복잡한 요소들을 처리하면서 고리안에 계속 머무는 것은 한 두가지 기술과 지식을 익힌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삶과 사회 전체를 개인과 공동체가 긴밀하게 관리해야 하는 관리술입니다. 각성한 시민이면서 한 분야의 전문가가 아주 많이 필요한 모델입니다. 발전한 시대이니만큼 관리할 영역과 대상도 복잡하고 어렵습니다만, 해낼 수 있습니다. 아니 해내야 합니다. 양극화로 인한 극심한 불평등은 살림살이를 소수에게 맡겨군 결과이기도 합니다.

 

도넛 모델링은 분배적이고 재생적인 설계로 균형을 지키면서도 삶을 번영케 하는 지구 경제를 만드는촘촘한 기획안입니다. 21세기 경제학자처럼 생각하는 방법은 총 7장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각 장은 갈아치워야 할 구식 사고방식과 대안 프레임을 담았습니다.

 

첫째, 목표를 바꿔라. 구체제의 목표는 GDP 급신장이었어요. 오로지 성장률에 목매는 기존 태도를 버리는 것이 미래의 경제학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GDP는 올라간다고 마냥 좋은 지표가 아닙니다. 수감자가 많아져도 교통체증이 증가해도 부동산이 폭등해도 올라갑니다. 고려해야할 지표 중 하나 일뿐입니다. 우리는 도넛의 요소들, 안과 밖 각각 9가지를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모든 요소를 고려하는 목표를 새로 정해야할 때입니다.

 

비전을 새로 쓰는 것이 혁신의 시작입니다. 저자는 피어나는 생명의 망 속에서 번영하는 인간(human prosperity in a flourshing web of life)’입니다. 여러분의 목표를 언어화 해보세요. 본인이 생각하는 한국사회의 현재 목표는 무엇인지 고민해보시고 구나 절로 짧게 지어보세요. 우물쭈물하면 GDP를 외치는 세력들에게 휘둘립니다.

 

둘째, 큰 그림을 보라. 구세력은 오로지 시장만 추종했습니다. 기존 경제는 국가는 빠지라고 말했지요. 가정 경제와 코머스(공유지 또는 공유재)는 존재자체를 무시했습니다. 이제 4가지 모두 고려해야합니다. 가정은 핵심입니다. 그동안 가치를 부여하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이제라도 가치를 부여하여 모니터링을 해야합니다. 돌봄과 교육의 가치를 매겨야 할때입니다.

 

국가는 언제나 문명발전에 기여했어요. 스마트폰에 들어간 모든 기술(, 마이크로침, 터치스크린, 인터넷)은 모두 미국정부의 자금지원으로 발명되었습니다. 코먼스 없이 시장이 돌아가지도 않습니다. 기계문명시대의 제품 속에는 모두 컴퓨터가 들어있습니다. 그런데 컴퓨터 프로그래밍 코드는 모두 공짜입니다. 프로그래머 커뮤니티가 모두 봉사로 운영되면서도 지식수준은 항상 최고로 유지합니다. 대체 누가 공유지가 문란하다고 했나요. 시장보다 더 엄격하게 관리되고 규칙위반자를 처벌합니다. 새로운 경제 모델링에서는 가정, 코먼스, 국가, 시장을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셋째는 인간 본성을 피어나게 하라. 무대가 4개로 넓어졌다면 인간의 모델링은 더 많아져야 합니다. 낡은 경제학은 인간은 합리적, 계산적, 취향고정 그리고 자연에 군림하는 존재로 봅니다. 아니죠. 인간은 감정에 휩쌓여 어림짐작하며 대략 판단하는 존재입니다. 인간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아낸 심리학자들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지도 30년이 넘습니다. 틀린 모델링은 내려놓아야죠.

 

모델은 여러 가지일 수있다는 생각을 전제로 다양한 모델링을 해내야 합니다. 어림짐작으로 발견하는 인간(homo heuristicus), 주고 받는 인간(homo reciprocans), 이타적 인간(homo altruisticus), 사회적 인간(homo socialis) 등 여러 방면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또한 고정되지 말아야겠지요. 인간을 바라보는 눈은 앞으로도 계속 발견되고 정의될 수 있습니다.

 

넷째 시스템의 지혜를 배워라. 경제를 기계로 봤어요. 버튼 하나로 통제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구체제 경제학자들이 만든 경제 자판기 버튼을 눌렀더니 양극화가 텅하고 떨어졌습니다.‘성공한 자가 성공한다어쩔 수 없다는 말을 얼버무리는건 그만 이제 업종 전환합시다. 저자는 경제학자들은 엔지니어에서 정원사로 업종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제사상가인 에릭 바인하커는 경제와 사회를 예측하거나 통제하려 하지 말고 경제와 사회가 진화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라라고 충고했습니다.

 

경제는 유기체입니다. 경제는 개입할 여러지점을 두고 돌봐야할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돌봐야 할까요? 책에선 개념전환 이후는 그리 상세하게 기술되있지는 않아요. ‘개입지점을 배워라윤리적이 되라정도입니다. (‘개입은 사회복지사의 전문영역이죠!) 저자는 정책입안자들에게 구체적이 윤리를 호소합니다. 지구경제에 스며들어있는 잘못된 믿음 최대화 강조를 내려놓아라, ‘불평등의 존재를 인정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경제모델들에 결함이 있음을 인정하라고 지적합니다. 설계가 잘못되어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변화의 시작입니다.

 

다섯째, 분배를 설계하라. 구식 경제학은 GDP가 높아지면 불평등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그래서 참으라’, ‘허리띠를 졸라매라라고 했습니다. 한 놈이 다 가져가는 탐욕의 현장을 보고 공정한 게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양극화와 불평등이 만연한 세상은 잘못된 사고방식을 실천한 탓입니다. 불평등이 심한 곳일수록 수명도 짧습니다. 미국인의 기대수명은 쿠바보다 아래인 46위입니다. 미국의 영아사망률은 그리스보다 도 높습니다.

 

분배를 새롭게 디자인해서 양극화를 처치해봅시다. 재분배가 근본적으로 이루어지려면 재산재분배를 해야 합니다. 전통적인 재분배법인 세율조정, 최저임금법등 노동시장보호 그리고 의료나 교육같은 공공서비스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토지, 기업, 기술, 지식, 화폐에서 세분화하여 접근해야 불평등을 종식시킬 수 있습니다. 눈여겨볼 부분은 기본소득입니다. 기본소득은 의료나 교육등 다른 복지서비스와 연동될 때 만인이 도넛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여섯째, 재생하라. GDP맹신은 여기서도 환경까지 스며들었어요. 경제가 성장하면 환경이 좋아지니까 경제발전 중에 만나는 환경오염은 참으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자연을 사치재로 봤어요. 잘사는 이들만 향유할 수 있는 걸로 봤어요. 부조리를 당연하다고 믿는 사람이 악한 사람입니다. 부촌에 공원이 많은 것은 부조리한 사회임을 증명하는 사례입니다. 생태 악화는 퇴행적인 산업 설계의 결과일 뿐입니다. 지구를 걸고 도박은 하지 말아야죠.

 

순환형 경제에 대해 소개합니다. 구경제는 채굴하고 만들어서 쓰고 버리는 단방향 흐름입니다. 반면 신 경재는 재생을 염두하고 채굴하고 생산하는 원형 구조입니다. 재생을 전제로한 문화는 제법 익숙합니다. 태양광, 도시숲, 이산화탄소 자체처리 빌딩 등 우리 생활가까이 왔습니다. 하지만 벽이 사라진건 아니에요. 수익성 중심사고가 다수라면 재생는 귀찮은 일일 뿐이에요. 그리고 기업에만 재생을 요구해선 안되겠죠. 경제의 주요 구성원인 개인, 가정, 코먼스,정부 그리고 시장이 모두 참여해서 재생은 수익사고구조를 받아들이고 생활과 정책으로 재탄생시켜야 합니다.

 

일곱째, 성장에 대한 맹신을 버려라. 첫 번째에 언급한 목표 재설정과 연결됩니다. GDP 급성장이 천국에 가는 계단 인 것 떠들어댑니다. 대통령 선거할때도 후보들이 포커 판돈 올리듯 자기가 더 성장시키겠다고 말했지요. 이제 목표를 바꾸고 목표까지 가는 방법을 바꾸어야 할때입니다. 1% 성장한 나라가 7% 성장한 나라보다 더 살기 좋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6만불이 넘어간 스웨덴이 한국보다 더 많이 성장할때도 있습니다. 숫자를 올리는데 급급하면 안된다고 말하고 결국 숫자만 만지작 거릴건가요?

 

케이트 레이워스 지음, 홍기빈 옮김, 학고재, 2016

경제학은 완성 버튼이나 마법의 뿅망치는 찾는 일이 아닙니다. 경제학은 법칙을 발견하는 학문이 아니에요. 경제학은 완성되지 않았어요. 늘 관리해줘야하는 돌봄대상이에요. 경제학은 살림살이를 풍요롭게 하기 위한 여러 지점을 사유하는 학문이에요. 경제학은 관리지점을 찾는 일입니다. 이론은 현장에서 실험하고 튜닝해야해요. 디테일은 현장에 있습니다. 완성은 현장전문가의 몫입니다. 바로 사회복지사가 새로운 경제모델을 완성할 적임자입니다.

 

제가 보는 사회복지사는 경제난을 치유하는 전문직입니다. 금융마피아와 정경유착으로 터져버린 경제사고현장을 뒷수습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2020년 대불황이 오고 있어요. 먼저 보고 멀리가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손을 씁시다. 거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임머신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미래의 설계 아래 미래의 언어를 구사하며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때, 그 이야기가 사업계획서의 형태로 나타나 지역사회에 내놓을 수 있을 때, 그때가 바로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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